(후기) 안호선 목욕봉사 사역을 섬기며(지난 일년을 돌아보며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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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5-04-08 11:2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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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개척교회 2년차 목사입니다.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방향성을 자기부정과 부활신앙이라 정하고 그 정체성에 맞는 사역을 고민하던 중 안양호스피스선교회를 알게 되었습니다.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정태수 목사님과 처음 전화 통화를 하던 기억이 새록 떠오릅니다. 그리고 시간이 지나 많지 않은 수이지만 전 교인들이 함께 온라인 교육을 통해 호스피스 봉사교육 수료증을 받았습니다.

 

그 후 지난 1년 동안 시흥에 있는 새오름가정의원에서 호스피스 목욕봉사 사역으로 섬길 수 있었습니다. 비록 한 달에 한 번 참여하는 봉사 사역이였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먼저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고 나아가 섬김의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경험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. 항상 이렇게 귀한 사역을 묵묵히 해 오신 안양호스피스선교회 선배 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. 또한 저 같이 작은 자에게도 이런 귀한 사역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립니다.

 

사역에 처음 임했던 날이 떠오릅니다. 처음 낯선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내게 편안하고 세심하게 사역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정태수 목사님, 그 친절함과 따스함이 지금까지 사역을 즐겁게 하며 봉사 사역 날을 기다리게 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. 또한 호스피스 목욕봉사 사역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이 봉사 사역을 묵묵히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명으로 알고 행하고 계시는 팀원들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.

 

우리 팀에는 나이가 비교적 지긋하신 권사님이 팀장이십니다. 권사님은 오랜 세월 동안 이 일을 하고 계셨으며 언제나 환우 한 분 한 분을 정성스럽게 섬겨주십니다. 가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상처 난 환우님의 몸 또한 아무렇지 않게 직접 만지시고 씻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역은 정말 사명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더욱 갖게 되었습니다.

 

혼자서는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테지만 이렇게 모범을 보이시고 끌어주시는 팀원들의 마음을 느끼고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너무나 감사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. 그럼에도 목욕봉사를 할 때 육체적으로는 고단함을 느낍니다. 그러나 환우분들의 몸을 정성스럽게 씻어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고는 합니다.

 

가끔 환우분께서 시원하다고, 감사하다고 말씀을 해 주실 때면 더욱 더 그 기쁨은 배가 되었습니다. 또한 목욕이 끝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지만 병원을 나와 팀원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나눌 때면 그 상쾌함 또한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보람된 것이었습니다.

 

사역을 하다 보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. 기억에 남는 몇몇 환우분들이 계시는데 그중에는 젊잖아 보이는 비교적 젊으신 장로님이 계셨습니다. 한번은 그분이 목욕이 끝나고 그분께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 장로님께서 팀장님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셨습니다.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.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동함이 느껴졌습니다.

 

또 어떤 환우님은 목욕을 받으시고는 우리에게 돈을 주시겠다고 하셨던 기억도 있습니다. 괜찮다고 하는데 끝끝내 돈을 주시겠다고 하셔서 팀장님께서 나중에 하나님께 받을 거라고 지금 안 주셔도 된다고 하시면서 그분과 헤어졌던 기억도 떠오릅니다.

 

또 어떤 분은 목욕을 하시면서 시원하시다며 여기가 천국 같다고 하셨습니다. 그 말에 기쁘셨는지 정태수 목사님께서 큰 대야에 있던 물을 모두 그 환우분 몸에 쏟아 부어 주셨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.

 

이렇듯 순간순간 기쁨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사역을 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지난달에 뵈었던 환우분이 다음 달에 갔을 때 보이지 않을 때였습니다. 너무나 마음이 이상했습니다. 그러나 그분들을 다시 천국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소망 때문에 우리에게는 이 안타까움이 단지 안타까움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. 그분들 모두 지금은 이 땅에 없습니다. 그러나 우리는 모두 그분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. 그리고 언젠가 우리도 그분들과 같이 이 세상을 떠날 때 하나님 나라에서 결국 우리 모두는 다시 만날 것을 소망하게 됩니다.

 

2024년을 돌아보며 이렇게 큰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끝으로 안양호스피스선교회를 통해 주신 말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 봅니다.

 

 

나는 한 사람의 영혼을 사랑함에 있어서 필요하다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다또한 이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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